아들아~~


Daily Life | 2010. 7. 27. 00:50 | Clara
 #1. 아들아~~

미국 시간으로 어제 밤 12시에 갑자기 울리는 전화... 한국에서 전화가 왔다.
그 시간에는 절대 전화 온 적이 없었는데...이상하다..생각은 했었는데..
갑자기 준영이가 '엄마가 보고 싶다'고 해서 웹캠 연결하자고;;;
한번도 그런 적이 없어서..좀 깜짝 놀랐다.
외할아버지 한테 책을 읽어달라고 해서 읽어주시다가...책 마지막 부분에..'엄마가 손을 싹싹 씻겨주십니다'(정확하지는 않지만..이런 내용..;) 하는 부분이 나오면.."엄마아~ " 하면서 측은한 표정을 짓는다고 하셨었는데.... 이번에는 웹캠 연결해서 보는 노트북을 막 열라고 하면서 "엄마 보고싶어!" 했다고 한다.
웹캠으로 연결을 하니, "엄마아~!" 하면서 씩 웃고는 자기가 좋아하는 덤프트럭, 포크레인 장난감을 웹캠 앞으로 가지고 와서 열심히 중얼중얼 설명하면서 가지고 놀더라.

아..녀석... 떨어져 있는 엄마 마음 아프게...

그래도 이내 자기 놀이감에 빠져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놀더군...ㅋㅋ

 자주 가는 커뮤니티 게시판에..가끔 '너무 힘들어서 아기를 잠시 한국에 보내면 어떨까요?' 혹은 '자기 지인이 박사과정 중에 아이를 낳을 예정인데 옆에서 걱정하는 것 지켜 보다가 아이를 한국 친정에 보내 키우면 어떻겠냐고 조언을 했는데 그렇게 하는 분들은 어땠었는지?' 등 의견을 묻는 글이 올라오면..나도 모르게 가슴이 덜컹! 해서 조심스럽게 답글을 읽곤 했다. 답글의 대부분은 '절대 그러면 안된다' '힘들어도 책임을 떠넘기지 마라' '직접 못키울꺼면 안낳는게 정석이다' 등.. 직접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더라. 내가 아무리 내 사정이 이러이러해서 아이를 한국 친정에 보내서 키운다고 해도,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죄책감이 마구마구 들고, 특히 '자신이 그랬었는데 나중에 기억 속에 무척 힘들었던 시기로 남았다' 하는 이야기를 읽으면 글자 하나하나에서 파고드는 미안함이 투영되어 느껴지곤 한다.
 내 상황에 대한 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두 부부가 직장 생활을 하다보니 내니를 쓰거나 데이케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우리 학교는 그런 복지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싱글인 경우가 많아서 우리 지역 다른 학교들에 비해 학교 하우징 가격도 훨씬 높고 아이들 데이케어-다른 학교에는 학교 안에 데이케어가 있다고 하더라..아 부러워~-나 다른 복지 시스템이 아주 형편없다 (지역 물가가 비싸다 보니 베이비 시터 시간당 가격도 높고!!). 주위에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정말 방법이 없다는 말 밖에 안나온다. 임신 3개월에 데이케어 리스팅에 웨이팅을 넣어놨는데..그때 웨이팅이 15번이어서 애 낳고 나면 들어갈 수 있겠지 싶었는데 아이가 6개월 되서 알아보니 딱 한칸 앞으로 갔더라는...그런 웃지 못할 이야기가 있다. 일단 우선 순위가 학교 병원 교수, 의사들에 밀리는 데다가...만약 들어가 있는 아이의 sibling이 있을 경우..또 그 아이들이 우선 순위를 가지기 때문에 이런 식의 정체현상이 생긴다고 하더라. 집 앞에 그나마 조금 저렴한 데이케어(심지어 좀 으스스하다;;;)에 맡기자니 퇴근을 몇시에 해야 아이 픽업을 할 수 있을지 상상 할 수도 없고....
 높은 렌트비 + 데이케어에 운이 좋아서 들어간다고 해도 한 아이당 1500불은 들고..내니의 경우에는 한주에 600불 씩 2400불 이라고 하더라. 가방끈 때문에 이미 먹어버린 나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과 칼퇴근이 불가능한 연구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 부부...정말 계산이 안나오더군;;;

사실 친정 엄마의 헌신적인 노력, 나와 잘 통하는 육아관이 아니었으면 지금까지 준영이를 어떻게 돌보고 키웠을까...하는 아찔한 생각도 든다. 주위 시선이 곱지 않음을 언제나 느끼고 있지만..특히나 둘째도 8월 초에 한국에 가서 돌 무렵까지 거기 있을 예정이라서...더욱 곱지 않은 시선이 많이 느껴지겠지만...우리 상황에서는 지금 이 방법이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하면서 꾹 참고 귀 닫고 살아야지 어쩌겠나...흑~!

 #2. 귀여움 작렬! 쮸넹군!

우울한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귀여운 쮸넹군 이야기..

요새 쮸넹군은 말배우기에 심취해 있다.
특히나 어른들이 말 하는 걸 유심히 듣고 있다가 갑자기 한마디씩 해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이 녀석...천잰데?' 하는 생각을 하시게 한다. 물론 부모와 조부모의 90%가 자기 아이, 손자 손녀가 천재 혹은 적어도 비범한 아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특히 요새는 형용사를 사용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수박을 먹던 쮸넹군...수박을 한입 베어 먹고는 "아~ 수박 다콤해!"
매일 아침에 먹는 액상 비타민을 먹고는 "아~ 셔!!!"
냉장고에서 꺼낸 물을 만지면서 "아..차거!"
목욕 하면서 따뜻한 물을 틀어주면 "뜨뜻해!"
집 주변에 공사하는 소리가 들리면 "공사...시꺼..시꺼.." (공사 소리 시끄럽다고..)

그리고 어디서 본 걸 기억해서 이야기 하는 것도 좀 늘어나고..

집에 있는 이마트 가격표가 붙어있는 간이 의자를 보더니..."이마투!" (장보러 많이 다녔구나!! ㅋㅋㅋ)
길에 다니면서 본 에어컨 실외기에 있는 LG 마크를 기억하고는...
집에 와서 온갖 LG 제품을 골라 가리키면서 "에컨! 에컨"..(에어컨에서 봤다는거지??)
할아버지 차에 적십자 봉사 차량 마크가 있는 걸 기억하고는 밖에 나와서 비슷한 마크만 보면 "하부지 차..적십자!"..

귀여움 작렬 쮸넹군..!!
엄마한테 하이~를 날려줘~

한손을 펴서 "하이~!"

정말 많이 컸다.. 쮸넹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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